전 세계를 매료시킨
‘플랫 화이트’와 ‘롱 블랙’

각국 주요 도시 카페 메뉴에서 ‘플랫 화이트’ 커피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숏 블랙’, ‘플랫 화이트’, ‘피콜로’, ‘매직’ 등 호주는 독자적인 커피 스타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차를 즐기는 영국에 뿌리를 둔 호주가 어떻게 그들만의 특별한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나갔을까요?

차보다 ‘커피’를 사랑하는 호주
18세기 후반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 죄수를 태우고 시드니로 들어온 함대에 브라질산 커피가 함께 실려 들어옵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50년대, 호주로 이주한 유럽 이민자들이 에스프레소 기계를 들여오고, 주요 도시에 ‘에스프레소 바’가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호주의 커피 문화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당시 영국의 지배를 받던 호주는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더 많았고, 커피 가격도 홍차에 비해 약 10배 정도 비쌌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1979년 커피 소비량은 차 소비량과 같아지게 되고, 카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이루어집니다. 기존의 이탈리아식 커피 문화에 본인들만의 커피 레시피와 취향을 얹어 새로운 호주식 문화가 탄생한거죠.

스*벅스도 물러난 호주의 유별난 커피 부심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호주에서는 본격적으로 스페셜티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만큼 스페셜티 커피 가격 또한 6~16달러(한화 약 5,000원~13,000원)에 달하죠. 호주는 커피의 품질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비싸고 좋은 생두를 수입하고 로스팅하며, 커피 원산지와의 원활한 교류를 위한 외교 활동에도 힘쓰고 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합니다.
골목 구석구석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개인 맞춤 커피를 제공하는 개인 카페를 중심으로 형성된 호주의 커피 문화는 세계 최고의 커피 프랜차이즈 스*벅스도 두 손 들고 물러나게 했죠. 커피에 한해서는 콧대 높은 호주에서 스*벅스는 84개의 지점을 개점했지만 불과 8년 만에 60여개 지점을 폐점할 정도로 고전했습니다.

플랫 화이트의 원조, 호주
‘플랫 화이트(Flat White)’의 ‘최초’ 명예를 얻기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가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1980년대 중반에 호주에서 처음으로 플랫 화이트라는 메뉴로 제공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플랫 화이트는 ‘평평하다’라는 의미의 ‘플랫(Flat)’과 ‘우유’를 의미하는 화이트(White)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이 얇고 평평하게 올라가는 스페셜티 커피입니다. 우리가 평소 접해본 라떼(Latte)와 주로 비교가 되는데요. 먼저, 제공되는 커피의 양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라떼보다 플랫 화이트가 더 작은 컵에 적은 양으로 제공됩니다. 커피의 전체 양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한 잔에 담기는 에스프레소 양은 동일합니다. 또 라떼에는 더 많은 우유와 거품이 있는 반면, 플랫 화이트는 적절히 가열된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섞인 커피 위에 매우 얇은 우유거품(마이크로폼)이 올려집니다. 플랫 화이트를 처음 접해보는 이들은 주로 ‘라떼보다 더 진하고 고소하다’라는 반응을 보이는데요. 크림 같은 에스프레소의 부드러운 질감과 바디는 플랫 화이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크레마부터 맛볼 수 있는 진한 롱 블랙
뜨겁게 즐기는 호주의 롱 블랙(Long Black)은 아메리카노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첫 번째, 진하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약 180~240ml의 물을 섞어서 만드는데 비해, 롱 블랙은 약 80~100ml의 물을 섞습니다. 즉,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와 물의 비율이 1:4이며, 롱 블랙은 1:2의 비율로 아메리카노보다 롱 블랙이 훨씬 진합니다. 두 번째, 에스프레소부터 넣느냐, 물부터 넣느냐의 차이입니다. 머신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에스프레소 상단에 ‘크레마’라는 갈색 크림이 생깁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서 크레마가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롱 블랙은 물에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크레마부터 맛보게 되죠. 크레마를 맛볼 수 있는지의 여부가 롱 블랙과 아메리카노의 두번째 차이점입니다.
“커피 마시는 걸 단순한 행위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쌓는 일련의 활동으로 인식합니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가 호주의 특별한 커피 문화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원두가 어디에서 왔고 바리스타가 언제 브루잉(Brewing, 추출)했으며, 나에게 적합한 제조법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긴 과정을 즐기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호주 스타일입니다.

출처: http://baristarules, https://bwissue.com, http://www.okj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