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커피 문화의 쌍벽이라고 하면 미국의 커피 전문점(Specialty Coffee)과 이탈리아의 바리스타(Espresso Bar)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아메리카노(Americano)는 당시 미국인이 연한 드립커피를 주로 마시다가 이탈리아에 방문해서 전통 에스프레소가 너무 진해 물을 첨가해 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커피 바 카운터에서 미국인이 오면 주문을 받을 때 물을 추가하라고 바리스타에게 “Un’ americano!!(여기 미국인 한명!!)이라고 하면서 탄생했다는 야사가 있습니다. 실제 이탈리아 바에서는 아메리카노는 팔지 않지만, 미국 현지에 가면 샤케라토(Shakerato), 프라푸치노(Frappuccino), 모카치노(Mochaccino)와 같이 이탈리아엔 없는 커피가 미국에서는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까지가 진짜 이탈리아의 전통 커피인지 헷갈릴 때도 있는데요. 이탈리아 커피 문화를 알기 전에 미국의 커피 문화를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1980년대 당시 미국의 커피 문화는 잠을 깨기 위해 카페인 충전의 의미가 강했던 용도로 마시거나 기름진 식사 후에 마시는 음료였기에 집집마다 커피 메이커를 통해 드립 형식으로 많은 양의 커피 물을 걸러 마시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 후반에 미국 주요 도시에도 전통 이탈리아 커피 바가 생겼는데 ‘Caffè Reggio’와 ‘Veniero’s’ 등이 있습니다. Caffè Reggio는 미국의 ‘Snob(고상한 체하는 사람)’이 유행할 정도로 커피의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전통 유럽 커피 카페이고, Veniero’s는 이탈리아의 커피와 디저트를 다양하게 판매하는 곳으로 진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를 함께 즐기면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1980년대 이전에도 미국은 커피를 ‘Coffee percolator(커피 주전자)’라는 기계로 커피를 단순하게 고온에서 끓여 마셨기 때문에 제대로 된 커피 맛을 음미하지 못했는데요. 심지어 미국인들은 그 당시를 ‘미국 커피의 어두운 시대(The Dark Age of American Coffee)’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1990년대 젊은 미국인들이 유럽 전통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늘면서 미국 켈리포니아에도 유럽식 커피점인 ‘Peets Coffee & Tea’가 생겼는데, 이곳 단골손님이 유럽식 커피 전문점을 미국식으로 재탄생해서 세웠는데,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문방식이나 커피 명칭 역시 이탈리아 커피 바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커피 역사가인 이안 버스턴(Ian Bersten)은 ‘북유럽은 드립 커피 문화, 남유럽은 에스프레소 문화다’라고 했는데요. 남유럽인 이탈리아는 우선 에스프레소(Espresso)를 추출한 다음에 물을 더하거나 우유를 더하는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 문화입니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주로 오전에 마시는데 카페인이 위에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우유를 넣은 커피를 마십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오후에 우유가 들어간 라떼를 시키면 현지인스럽지 않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싱글샷인지 더블샷인지를 한 번 더 질문하는데 싱글은 ‘솔로’, 더블은 ‘도피오’라고 주문하면 됩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생각보다 쓰지 않고 그득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는데 에스프레소보다 더 강한 것을 원한다면 ‘리스트레또(Ristretto)’를 시키면 됩니다. 같은 양의 원두에 1/2의 커피를 추출하여 더욱 짙은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스프레소보다 묽은 커피를 원한다면 ‘룽고(Lungo)’를 시키면 되는데, 룽고는 ‘Long’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어로 추출 시간이 길며 물의 양도 많아서 아메리카노를 연상케 하지만,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한 것이고 룽고는 에스프레소를 5초 이상 길게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다른 커피입니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는 빠르게 추출하면 신맛이 강하고 묵직한 느낌이 나는데, 리스트레또는 커피 고유의 맛과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오래 추출한 룽고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묽고 비교적 쓴맛이 많이 납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시간이 길수록 쓴맛이 강해지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문화가 이탈리아에서 꽃 피우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에스프레소 머신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이탈리아인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 입니다. 그렇게 에스프레소를 일찍 접한 이탈리아인들은 다양한 커피 문화를 먼저 발전시켜 왔는데요. 초창기 에스프레소 머신은 압력은 낮고 온도는 매우 높아서 커피를 태운 듯이 추출해서 탄 맛이 많이 났다고 합니다. 이후 가찌아(Gaggia)에 의해 고기압의 압력으로 크레마가 풍부한 커피까지 만들게 되고, 우리가 잘 아는 바리스타를 통해 이탈리아 커피는 더욱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요즘의 바리스타는 커피 추출뿐만 아니라 로스팅, 메뉴 개발, 머신 관리 등 카페의 모든 것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탈리아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남자는 커피처럼 강하고 열정적이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마초같은 남자를 커피에 비유한 것인데요. 한 모금에 퍼지는 묵직함과 고소함과 씁쓸함은 오묘한 전율을 전하는데요. 청호나이스 에스프레카페에서 정통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음미해보면 어떨까요?

출처 : 위키백과, 다음백과